수지펜션 넘 좋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너무 좋았던 펜션이였어요

잘놀다갑니다 ~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테인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조급해봤자 소용없는 일임을 알기에 샤르티는 차분히 손에 든 약초를 씻었다.

[지금까지 어떤 요구도 없는 걸 보면 단순 납치가 아닌 것 같더군요.]

꼼꼼히 약초를 살피며 오늘 아침 식사를 함께한 첼로나르 백작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첼로나르 백작은 연회 날 계획대로 무사히 목숨을 건져 그웬드힐 대공가와 접촉했다.

테인의 납치 소식에 딸이 걱정스러울 법도 하건만 백작은 여전히 대공저 별채에 머물고 있었다.

[아이를 미끼로 누군가를 불러내려는 의도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그웬드힐 대공을 만났다고 했으니 그 모습을 본 누군가의 소행이거나, 혹은 선생님을-.]

약초를 다듬던 손이 멈췄다.

샤르티는 뜨거운 한숨을 뱉었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은 후 약초를 담은 소쿠리를 흔들어 스타토토사이트 털어냈다.

[선생님, 조심하셔야 합니다. 연회 때 선생님께서 황후 폐하를 만나 직접 해독제를 사용했다면 그 소식은 독을 사용한 자의 귀에도 들어갔을 겁니다.]

샤르티는 주변을 둘러봤다.

겨울임에도 더웠다.

벽난로 하나 없는 방이었지만 차가운 바깥공기가 비집고 들어올 틈새 없이 후끈거렸다.

‘과한데…….’

그녀가 있는 곳은 대공저 하녀장이 내어준 약제실이었다.

대공저 약제실의 상주하던 주치의는 멀찍이 떨어져 경이롭다는 눈으로 그녀의 손끝에 집중하고 있었다.

‘……부담스러워.’

차라리 로난 학자 같았다면 상대하기 수월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공저 주치의는 그녀의 등장을 흔쾌히 반기며 기뻐하다 못해 존대하고 있으니 여간 어색한 게 아니었다.

“저, 혹시 릴릴초를 구할 수 있을까요?”

“아유, 그럼요! 제가 다녀오지요!”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

아니,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웬드힐 대공저만 아니었다면 그녀도 마음을 롤토토사이트 가까워졌을지도 모른다.

[마탑주와 마탑이 해독제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은 맞지만, 애초에 선생님이 없었더라면 이미 많은 이들이 무력하게 독에 중독되어 목숨을 잃었을 테니까요.]

손에 힘이 들어간 것관 별개로 다홍색 눈동자는 차분했다.

[무엇보다 그웬드힐 대공을 살린 장본인이 아닙니까. 그리고 이제는 황실까지. 선생님은 적들이 가장 경계하고 노리는 존재가 되셨습니다.]

무엇이 시작이었는지, 언제부터 이렇게 발을 깊숙이 담그게 되었던 것인지는 중요치 않게 됐다.

상황이 그랬다.

지금껏 만나온 사람과 겪어온 일들이 정신을 차리고 롤베팅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호의가 이어져 우연을 인연으로, 그리고 현재로 이어졌다.

모든 것은 그 순간, 그때의 그녀가 결정하고 각오했던 일들이었다.

“괜찮아.”

살아오면서 위험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던가.

길거리 고아 소녀로 살면서도 위험한 일은 수도 없이 많았다.

크리아넷 왕궁으로 끌려가 이복 자매의 대역이 되어 하루살이 왕녀가 되었을 때는 어땠던가.

겨우 목숨을 건지고도 매 순간 두려움에 떨었었다.

‘렌’을 만나고도, 그를 떠나보내고도 위험한 일은 연이어 닥쳐왔다.

“난 괜찮아.”

물론 그녀는 약하다.

그녀를 노리는 적들에 비해선 한없이 무력하고 보잘것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금까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 왔다.

“혼자가 아니니까.”

혼자였다면 죽었을 것이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샤르티-.]

눈가가 붉어진 샤르티가 눈을 찡그렸다.

“운다.”

“……!”

상념에 빠져 있던 샤르티가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입에 빵을 물고 있던 벤과 당황한 하녀장이 약제실 앞에 서 있었다.

주치의가 문을 열어놓고 간 모양이었다.

“아니, 그러니까, 저기…….”

“대장한테 알려줘야지. 운다고.”

“네, 네? 잠, 잠시만요! 안 울어요!”

뜬금없는 말과 함께 벤이 떠나려 하자 샤르티가 다급히 그를 붙잡았다.

빵을 오물거리는 벤에게 필사적으로 부정하려는 데 곁에 있던 하녀장이 세상 끝나가는 눈으로 샤르티를 덥석 붙잡았다.

“아가씨, 뭐가! 뭐가 부족했을까요! 식사? 잠자리? 롤배팅 마음에 안 드셨을까요? 아님 약제실이 너무 좁나요? 아, 저택이 너무 휑해서 그러시나요? 정원 하나 없는 풍경에 우울해지셨나요? 당장 꽃을, 제국의 꽃을 전부 사오라고 할까요?”

“아,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닌데…….”

샤르티가 쩔쩔매며 고개를 저었다.

“대장 때문이야?”

“네?”

“주인님 때문이라고요?”

날카롭게 묻는 벤의 말에 하녀장의 표정이 무너졌다.

“주인님의 뭐가, 아니 역시 그 무시무시한 얼굴 때문이지요? 아니면 그 찬바람 쌩하니 부는 명령조 때문이시지요? 그것도 아니면 혹시 목석같은 태도 때문이신가요?”

“대장이 만나러 안 와서 그런 거지?”

“…….”

아닌데.

하지만 생각과 달리 곧바로 입이 열리지 않았다.

‘……이곳에 온 뒤로 만난 적이 없어.’

첫날 샤르티를 침실까지 안아서 데려다준 뒤로 레오델트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스치듯 본 적도 없었다.

아예 그녀 주위에 발걸음 하지 않는 듯 보였다.

“…….”

모른 척해오던 사실에 새삼 가슴이 시큰거렸다.

그런 샤르티를 물끄러미 보던 벤은 빵부스러기가 묻은 스타베팅 입술을 손등으로 벅벅 문질렀다.

“대장 바빠.”

“알아요.”

반사적으로 날카롭게 대답한 샤르티가 지레 당황해 벤과 눈을 마주쳤다.

“그래서 대신 왔어.”

“…….”

벤은 다홍색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쳐다봤다.

가까이서 이렇게 오래 바라보고 있자니 참 예쁜 눈동자였다.

그저 아름답기만 하지 않은, 단단함이 엿보이는 눈이었다.

그래서 벤은 삼인방 중 가장 일찍 마음을 열었다.

“대장은 오고 싶은 눈치야. 당신은 기다리는 눈치고. 근데 만나는 건 싫잖아.”

샤르티가 눈살을 찌푸렸다.

정곡을 찔리자 눈앞의 연푸른 머리 검사가 지금껏 해왔던 롤드컵토토 기억났다.

“그쪽이야말로 내가 여기 있는 게 싫잖아요.”

6년 전 그웬드힐 대공이 베지 못한 사생아 왕녀가 샤르티였다.

두 사람이 악연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이가 벤이 아닌가.

[그러니 당장 제국을 떠나. 그리고 지금까지처럼 숨어 살아. 영원히.]

“다음에 만나면, 나를 끌고 갈 거라고 하지 않았나요?”

당신 대장 앞으로. 레오델트 그웬드힐 앞으로.

샤르티가 눈을 치켜뜨자 벤이 잠시 침묵했다.

“응. 후회는 내 몫이야.”

“네?”

“대장이 이상해져서 대장이 돌아오길 바랐는데, 다시 돌아온 대장이 더 이상해져 가. 그러니 나는 대장이 덜 이상해지는 쪽을 택하기로 했어. 그리고 아가씨가 말했잖아. ‘후회는 내 몫’이라고.”

영문 모를 말이었다.

게다가 당신이라던 호칭은 어느새 아가씨가 되었다.

어쨌든 이 모든 상황을 감당해보겠다는 말이기에 샤르티는 벤을 향한 악감정을 접었다.

“운 건 맞지?”

“안 울었어요. ……약초가 조금 매워서 그랬던 거예요.”

“응. 그럼 나 가.”

벤이 떠나자 하녀장이 슬쩍 샤르티의 소매를 꼼꼼히 접어주었다.

“벤 경의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아가씨. 최근 주인님의 상태가 걱정되어 하는 말이니까요.”

하녀장이 샤르티의 눈치를 봤다.

“사실 주인님께서 잠을 못 주무세요. 잠깐 선잠에만 들어도 식은땀을 얼마나 흘리시는지……. 주인님 어릴 적을 보는 것 같더라니까요.”

“어릴 적이라뇨?”

생각지도 못한 레오델트의 과거 얘기에 샤르티가 반응했다.

“음, 주인님은 어릴 적부터 암살 위협을 받으시며 살아오셨거든요. 그래서 잠드는 걸 무척 두려워하셨지요. 그런데 그 와중에도 식사에 독을 타거나 믿었던 가신이 배신하는 일이 생겨나니 정말 어린 주인님께는 지옥이나 다름없었지요.”

“그런…….”

“그래도 세월이 흐를수록 주인님은 강해지셨어요. 마음을 닫고, 생각을 버리고, 감정을 지우고 완벽한 그웬드힐 대공이 되셨지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버티질 못하셨을 겁니다.”

말문이 막힌 샤르티를 향해 하녀장이 샤르티의 손을 꼬옥 붙잡았다.

마도구로 가렸으나 직접 손을 대면 몸에 남은 화상 흉터들이 만져졌다.

“그러니 주인님께 아가씨가 어떤 의미일지 롤토토 상상도 할 수 없네요.”

샤르티는 회의적이었다.

레오델트 그웬드힐에게 그녀가 무슨 의미가 되어줄 수 있겠나.

“많이 서툴고, 못나고, 미우시겠지만 겨울을 몰아내는 봄처럼 와주신 아가씨께서 부디 조금만 더 머물러주시면 안 될까요?”

하녀장의 간절한 기대에 샤르티가 입술을 달싹였다.

지금 이 감정은 동정심일까.

그조차 아니라면, 미련일까.

“……죄송해요.”

하지만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가.

샤르티는 이제 헛된 희망이나 기대는 품고 싶지 않았다.

이젠 그 어떤 것도 레오델트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 * *

쏴아아아-.

며칠째 하늘을 뒤덮었던 먹구름이 드디어 비가 쏟아냈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부터 대공저 시중인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미리 준비한 듯 빠르게 본채를 비워가고 있었다.

“별채로 안내해드릴게요, 아가씨.”

샤르티를 챙기러 온 하녀장의 얼굴에선 평소와는 다른 긴장감이 흘렀다.

그 이유를 모를 수가 없었다.

‘광증이구나.’

이 와중에 천둥까지 쳤다.

쉽게 비가 멎을 것 같지 않았다.

샤르티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스타토토 떼려는 그때였다.

“아가씨, 잠깐 이리 와 봐.”

불쑥 나타난 벤이 그녀의 소매를 붙잡았다.

“아니, 아가씨를 어디로 데려가려고요? 얼른 별채로 모셔야지요!”

하녀장이 당황하며 막아서자 벤이 샤르티를 돌아봤다.

“대장한테 잠깐만 얼굴 보여주면 돼.”

“……!”

갑작스러운 벤의 행동에 놀란 것도 잠시, 샤르티가 그의 손을 쳐냈다.

“나를 잊은 사람에게 내 얼굴을 보여준다고 무슨 효과가 있죠?”

“-없습니다.”

차가운 음성에 샤르티가 몸을 돌리자 제드가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가 벤을 노려봤다.

“지금 무슨 짓이지, 벤?”

“제드는 빠져.”

“벤!”

벤은 제드의 고함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대장 일이야. 제드가 막을 권리 없어.”

“그대로 돌려주지. 지금 이 상황에 단독 행동하다니, 제정신인가?”

벤과 제드가 으르렁거리자 그 사이에 낀 샤르티만 곤란해졌다.

거친 고성이 몇 번 오가자 벤이 눈을 찌푸렸다.

“이번엔 진정제도 안 통하던데, 홀덤사이트 지하실도 불안하잖아!”

“……!”

제드가 입을 다물고 샤르티는 의아한 온라인홀덤 했다.

하녀장을 바라보자 난감한 얼굴로 시선을 피했다.

“……그 사람, 지금 지하실에 있어요? 설마 가둔 거예요?”

저 비가 그칠 때까지?

“맞아.”

“…….”

벤이 재빨리 긍정하자 제드의 미간이 좁아졌다.

샤르티는 말문이 막혔다.

“지금까지…… 그래왔다고요?”

비가 올 때면 진정제를 놓고 지하실에 가둬뒀다고?

그녀의 얼굴에 경악이 스치자 제드가 그녀를 노려봤다.

“그럼 다른 방법 있습니까?”

샤르티가 입술을 깨물며 제드를 쏘아봤다.

“불쌍하면 가자.”

벤이 그녀를 재촉했다.

다시금 제드가 강하게 반대했지만 벤은 물러서지 않았다.

“잠깐만 보고 오면 되잖아! 이게 통할지도 모르는데!”

“가요.”

샤르티가 제드를 향해 눈을 홀덤사이트 말했다.

“확인해보자고요.”

다른 방법이 있는지.

제드가 입을 꾹 닫자 샤르티는 벤과 함께 지하실로 향했다.

전까지는 별채 지하실을 사용했지만 최근 레오델트의 상태가 심각해 더 넓고 견고한 본채 지하실로 옮긴 상태였다.

마법사가 마법으로 문까지 잠가둔 상황에 샤르티는 속이 타들었다.

쾅-!

그 순간 돌로 만든 문 너머로 강한 파괴음이 들려왔다.

제드와 벤의 얼굴이 굳었다.

콰앙! 쾅! 쾅!

연이어 지하실을 울리는 충격음에 샤르티가 문 쪽으로 다가갔다.

“어떻게…….”

레오델트는 입에는 재갈을 물리고 팔다리는 돌을 깎아 만든 구속구가 온라인홀덤 상태였다.

진정제 때문인지 청록색 눈동자가 탁하게 흐려져 있었고 입에서는 연신 거친 호흡을 느리게 뱉고 있었다.

그런 그가 괴롭다는 듯 머리로 벽을, 그리고 바닥을 내리찍어댔다.

희게 질린 샤르티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열어줘요.”

“위험합니다!”

“열어.”

마법사가 반대하고 나섰지만 벤이 묵살했다.

결국 제드의 암묵적인 허락하에 지하실 문이 열렸다.

샤르티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크으…….”

작은 발소리에 반응한 레오델트가 고개를 비틀었다.

그 순간 그의 구속구가 크게 덜컹였다.

그녀를 발견한 순간 레오델트가 몸부림치기 시작한 것이다.

“움직이지 마!”

“……!”

샤르티가 숨을 헐떡이는 레오델트를 향해 걸어가며 천천히 두 팔을 뻗었다.

지금 이 커다란 사내는 그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괜찮아. 당신은…… 나 다치게 안 해. 그렇지?”

“…….”

핏물이 스며든 청록색 눈동자가 일렁였다.

샤르티가 마른침을 삼켰다.

“다 괜찮아. 가만히 있어. 움직이면 안 돼.”

샤르티가 천천히 몸을 숙였다.

그리고 그녀의 손길이 레오델트에게 닿는 순간, 그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툭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