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놀았던 펜션입니다.

가족들끼리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다 왔습니다.

바닥에 쓰러진 로젠블러의 창백한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스타토토사이트 몹시 파리하여 죽은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운 상상이 들 정도였다.

레오나드는 몸을 숙여 그의 목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다행히도 맥박은 남아 있었다.

“바론.”

크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바론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빠르게 주인의 롤토토사이트 다가왔다.

“로젠블러를 뒤로 옮겨. 독에 당한 듯싶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조심하십시오.”

“네 몸이나 챙겨.”

레오나드는 퉁명스레 답하고는 그를 지나쳤다. 그러곤 허리를 숙인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나자부트 앞에 섰다.

“리디아 엘펜바움. 내 말 들리나?”

“…….”

“안 들려도 뭐 상관없어. 어차피 너랑 대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들어.”

“…….”

“넌 날 사랑한다고 했지. 내 아내가 될 수 있다면 사랑도 필요 없고, 집에 머무르지 않아도 되며, 심지어 애인을 둬도 상관없다고 했잖아. 처음엔 나도 널 이해한다고 생각했어. 코델리아가 날 밀어낼 때, 그녀가 곁에 있기만 한다면 사랑을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거든.”

나자부트가 아주 천천히 허리를 들어 올렸다. 언제나 아름다웠던 리디아의 얼굴은 언제부터인가 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젠 그 낯에는 분노와 증오만 남아 있을 뿐이다. 레오나드는 말을 이어 갔다.

“하지만 고민해 보니 아니더라. 코델리아의 껍데기만 갖는다면 나는 롤베팅 행복할까. 나에게 족쇄처럼 묶인 코델리아는 행복할까. 아마 코델리아가 끝까지 날 거절했다면 물러섰을지도 모르지.”

“……사랑?”

“그래서 깨달았지. 넌 날 사랑하는 게 아니었구나. 네가 하는 건 사랑이 아니었어. 롤배팅 집착이었을 뿐이지.”

“시끄러워.”

나자부트의 두 눈은 이제 완전히 푸르게 변해 있었다. 레오나드는 그를 대놓고 비웃었다.

“넌 그냥 제멋대로에 이기적인 여자였을 뿐이야. 가지지 못한 것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스타베팅 제 몸까지 지옥의 불구덩이에 내던지는 어리석은 자였던 거지.”

“닥치라고!”

나자부트는 하나 남은 손톱을 크게 휘둘렀다. 레오나드는 고개를 뒤로 젖혀서 그것을 가뿐히 피했다.

“너 때문이야. 내가 악마를 부른 건 전부 네 탓이야! 너 같은 걸 사랑하는 게 아니었어! 너 때문에 내 인생이 엉망이 되었어. 너만 아니었더라면, 널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나자부트가 고래고래 악을 질렀다. 나중 가서는 반쯤 흐느낌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는 길고 날카로운 손톱을 마구잡이로 흔들었는데 평소보다 움직임이 몹시 둔했다.

레오나드는 반격하는 대신 조금 멀찍이 떨어져서 그 발악을 지켜보기만 했다.

“네가 한 짓을 봐. 리디아 엘펜바움.”

“너 때문이야. 네가 코델리아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네가 그녀를 내게 소개해 주지 않았더라면.”

“이젠 자기 손으로 제 형제마저 죽였지.”

“아니야. 아냐. 전부 내가, 아니야!”

로젠블러의 숨이 끊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레오나드의 말이 나자부트의 정신을 흔들기에 꽤 유용한 모양이다. 나자부트는 제 머리를 양손으로 꽉 쥐고 위아래로 마구 흔들어 댔다. 마치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는 리디아를, 아니 나자부트를 떨쳐 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겉으로 보이는 여유로운 모습과 달리 레오나드는 긴장된 마음을 완전히 감출 수 없었다. 롤드컵토토 코델리아 쪽으로 몸을 날리는 나자부트의 검은 그림자를 짓밟아 죽이며 자꾸 그쪽으로 시선이 갔다.

다행히도 다른 마법사들이 제때 도착했다.

“코델리아!”

케이논이 가장 먼저 그녀를 알아보고 반가워하며 달려가다가 마틸다가 제지했다.

“조용히 해. 애가 지금 집중 중이잖아.”

“케이논 님. 마틸다 님.”

두 사람을 보자 코델리아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창백한 인상에 이마에서 땀이 쏟아지고 있어서 안쓰럽게 보일 뿐이었다.

“어이구. 우리 코델리아 그새 얼굴이 반쪽이 됐네.”

“실없는 소리 말고, 뒤!”

마틸다가 케이논의 뒤쪽을 바라보면서 소리쳤다. 케이논은 돌아보지 않고 주먹을 세게 움켜쥐는 것으로 그림자의 목을 그대로 잘라 냈다.

“흥. 여기서 송장 치르나 싶었는데.”

“네 장례는 치러 주고 가야지.”

케이논이 킬킬거리며 채신머리없이 웃었다.

그 뒤로도 여러 그림자들이 코델리아 근처를 맴돌았지만 마틸다와 케이논 그리고 벨루체까지 롤토토 경계하며 막아 주었다. 꽤 든든해서 코델리아는 마법진을 그리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는 준비가 끝났단다.”

“벌써요?”

우린 곁다리고 가장 핵심은 너니까.”

“이제 거의, 후. 되었어요.”

마력이 눈에 보인다고 해서 원하는 대로 뚝딱 나오는 것은 아니다.

마력을 계산하여 배분한 뒤 신중히 그려야 하고, 선 하나라도 잘못 그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스타토토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힐수록 코델리아의 집중력은 한없이 높아졌다. 뒤로 가서는 케이논과 마틸다의 목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았다.

끝이 보인다.

제가 하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고 거대한 규모의 마법진이 하늘을 뒤덮었다. 아마 세르베트와 계약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성과를 이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준비됐어요.”

드디어 마지막 선을 그었다. 코델리아는 팔딱이는 심장을 꼭 부여잡고 케이논과 마틸다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계획한 대로만 된다면 나자부트를 봉인하여 세계를 지켜 내는 것도 어렵진 않을 것이다.

“혼자 여기까지 해내다니, 역시 디두아셀로 훔쳐 가고 싶구나. 그 대단한 블레이 녀석도 스무 살 때 절대 네 수준이 되지 못했는데.”

케이논이 중얼거렸다. 코델리아는 눌러 참아 왔던 숨을 몰아쉬며 웃었다. 그가 장하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 주려다 무언가를 보고 표정이 굳었다. 케이논의 시선을 따라갔다가 코델리아의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스승님!”

나자부트의 기다란 손톱이 레오나드의 등을 통과하였다. 코델리아는 너무 놀라 그에게 달려가려다 케이논에게 붙잡혔다.

“잠깐, 코델리아. 안 돼! 이제 시작해야 해. 지금이 아니면 모든 게 끝이야.”

“하지만 스승님이, 스승님!”

“겨우 저것에 당할 놈이 아니야. 그러니 지금은 저 악마를 봉인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제가 가 보겠습니다.”

뒤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벨루체가 나섰다. 코델리아는 마른침을 삼키며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논이 뒤에 있는 마법사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연약한 빛줄기 홀덤사이트 하늘 위로 솟구쳤다. 금방이라도 사그라들 온라인홀덤 약한 빛이었지만 그것이 하늘을 가득 메운 코델리아의 마법진과 닿자 점점 힘을 얻어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코델리아.”

“집중할게요.”

그녀의 눈이 자꾸 레오나드에게 향하는 것을 눈치챈 케이논이 그녀의 어깨를 단단히 붙잡았다. 코델리아는 아예 눈을 감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마음이 흐트러져서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맞아. 스승님이 겨우 그에게 당할 리 없어.’

본격적으로 마법을 실행하자 엄청난 양의 마력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주 미세하게 하늘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마력이 필요해져서 코델리아는 홀덤사이트 모르게 온라인홀덤 휘청거렸다.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눈을 감고 어금니를 세게 물었다.

예전에 로티가 알려 준 악마와 숙주를 분리하는 마법처럼 고통이 따르진 않았지만 엄청난 기력이 소모되었다.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마법진이 완성되기 위해서 필요한 마력을 반도 채우지 못했다.

“코델리아. 눈을 뜨지 말고 계속 집중하거라. 알겠지?”

“네. 알겠어요. 그런데 스승님은 괜찮으신가요?”

“그럼. 그 녀석이 누구냐. 난, 음. 잠깐 상황을 둘러보고 오마. 마틸다가 네 곁에 계속 있을 거야.”

어깨에 닿아 있던 케이논의 손이 사라지고 코델리아의 등에 또 다른 온기와 목소리가 닿았다.

“코델리아. 내가 뒤에 있으니 염려 말거라.”

“네.”

“그리고 널 악마라 오해한 것 미안하다. 그리타가 절대 그런 일을 벌일 애가 아닌데 내가 섣부른 판단을 했어.”

“예? 그걸 마틸다 님이 어떻게?”

“눈은 감고 귀만 열어 두거라. 난 이십여 년전에 일어난 붕괴를 조사하던 중이었어. 그게 우연히 네 탄생과 맞물려서 그리타가 악마와 계약을 맺어 인간이 아닌 아이를 배태한 것이라 생각했단다.”

“그건…….”

“하지만 전부 내 오해였어. 이미 이야기 들었겠지만 너는 바스케즈 선제후와 그리타의 아이란다. 그걸 꼭 기억하거라.”

“갑자기 왜 그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해야 할 것 같아서.”

그 말을 끝으로 등에 닿았던 마틸다의 손길마저 사라졌다. 코델리아는 갑자기 미친 듯이 불안감이 솟구쳤다. 주위가 지나치게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초조해졌다.

하지만 이제 겨우 마법진에 필요한 마력을 반이 넘게 채웠을 뿐이다.

눈을 뜨고 싶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너무 불안해졌다. 코델리아는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세게 눌렀다. 당장 눈을 떠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지만 겨우겨우 그 욕구를 눌렀다.

여기서 망칠 수 없다.

조금만 더.

주위가 완전히 고요해졌다. 코델리아는 자신의 몸이 허공에서 조금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로지 마법진을 발동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진력이 날 정도로 구토를 했을 때 내장을 쥐어짜는 통증이 덮쳤을 때도 참고 눈을 뜨지 않았다.

“코델리아. 오랜만이에요.”

절대 잊을 수 없는 목소리가 강제로 코델리아의 눈을 뜨게 했다.

“리디아?”

“잘 지냈어요? 레오와 결혼을 한다고요?”

그곳엔 피투성이가 된 리디아가 오롯하게 서 있었다.

코델리아는 빠르게 주위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숨을 홉 들이켰다. 마틸다와 케이논 그리고 벨루체까지,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이가 바닥에 쓰러져서 미동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