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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습니다. 또 가구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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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매기눈썹
작성일24-03-21 19:23 조회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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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분들도 후기를 보시고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네요 ^^










‘지저(地底)’는 그 이름대로 중간계 어딘가 땅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지하 세계다.

광명이 가득한 지면으로부터 수십 킬로미터 밑에 옹송그린 거대한 공동(空洞)과 그곳을 채운 기괴막측한 생태계 그리고 이종족들의 사회를 아울러 지저라고 칭하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볕 한 점 들지 않는 땅굴이 살기 좋은 환경일 리 없었다. 스타토토사이트 태생부터 악독한 생물들의 터전이며, 지상의 종족들은 감히 발을 들일 엄두조차 낼 수 없을 만큼 가혹한 세계였다.

아니, 가혹하다는 말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불타는 강과 서서히 차오르는 지하수, 시도 때도 없이 흔들리는 지반과 그때마다 깊이를 롤토토사이트 균열들, 사악한 원주민과 온갖 괴물들까지……. 엄연히 중간계의 일부지만, ‘저주받은 암흑세계’라 칭하며 이차원 취급을 해도 별로 어색함이 없을 만한 장소인 것이다.

흑요정은 그 끔찍한 지저의 얼마 안 되는 주민 중 하나다.

사실 아주 먼 과거, 흑요정은 단순한 주민이 아니라 지저의 지배자였다. 그들은 강성한 왕국을 세우고 세력을 떨쳐, 지저는 물론 중간계 전체를 호령했다.

그러나 아무리 강성한 국가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라, 흑요정 롤베팅 서서히 쇠락해갔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과 예상치 못한 분열 그리고 끔찍한 재난이 끝없이 왕국을 덮쳤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왕국의 멸망도 까마득히 먼 옛날의 이야기고, 지저 곳곳에 자리한 흑요정 도시들은 대부분 파괴되어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었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터전은 하나뿐이었다.

‘빌라리락스’.

흑요정들의 마지막 도시로, 자애로운 여신의 축복을 받은 신성한 안식처였다.

빌라리락스는 여신의 소유이므로, 도시를 다스리는 건 당연히 그녀를 대리하는 사제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흑요정 사회에서는 남성들에게 그처럼 막중한 책무를 맡기는 법이 없었다. 롤배팅 흑요정의 마지막 도시를, 아무리 성직자라고 한들 비열한 겁쟁이에 이기적이며 책임감도 없는 남자들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제들 역시 이를 알기에 능력과 명망을 갖춘 여인들에게 도시의 모든 권한을 양보했다.

위대한 여섯 가문의 가모(家母)들이 그 주인공이었다.

위대한 여섯 가문 중 둘은 수천 년 전 멸망한 흑요정 왕국에 뿌리를 둔 ‘옛 가문’이고, 또 다른 둘은 여신의 성소(聖所)를 수호하는 ‘신성한 가문’이며, 나머지 둘은 한때 지상에서 영광을 꽃피웠던 ‘돌아온 가문’이다.

키술리오라는 개중 마지막, 돌아온 가문에 속했다.

고대제국이 막 기지개를 켤 무렵, 지저는 한창 재난이 빈번하던 시기였다. 이에 일부 흑요정이 고향을 버리고 지상으로 향했다.

빌라리의 자식들을 쇠약하게 만드는 태양을 마주해야 하지만, 그래도 가혹하다 못해 잔인한 환경의 지하 세계보다는 지상이 낫다고 여긴 것이다.

그들은 위대한 용인(龍人) 황제들을 보좌했고, 제국의 번성을 이끌었으며, 크나큰 권세를 누렸다.

그리고, 멸망을 맞이했다. 기이한 빛과 함께 도래한, 갑작스럽고도 의문스러운 종말. 여느 유사인종이 그렇듯 지상의 흑요정들은 대부분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렸다.

그러나 두 가문만은 멸망을 예지하고 미리 지저로 피신했는데, 빌라리락스에서는 그들을 ‘돌아온 가문’이라고 일컬었다.

그중 키술리오라는 유력한 총독의 가문으로, 제국의 동쪽 끝 해안지방을 3대에 스타베팅 500년 가까이 다스렸다. 그간 쌓은 명성, 위세, 재산, 무력은 멸망을 피해 지저로 도망치며 반의반 토막이 나버렸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손바닥만 한 도시국가에서 지배계급에 끼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빌라리락스에 새로이 뿌리를 내린 키술리오라 롤드컵토토 옛 영광을 기리고자, 스스로를 ‘폭풍의 혈통’이라고 칭했다.

카리시와 루에시가 바로 이 키술리오라 가문의 일원이었다.

자매는 위대한 가문의 딸들답게 영특하고 재능이 넘쳤다. 카리시는 108세, 루에시는 99세로 롤토토 다 갓 성인이 된 나이였으나 이미 만인의 인정을 받고 있었다.

카리시는 빌라리락스 역사상 처음으로 100세도 안 된 나이에 검귀의 칭호를 얻은 기린아였고, 루에시는 그보다는 스타토토 나름 촉망받는 신비술사였다.

자매는 혈통, 성별, 능력에 어울리는 직책을 받고 도시를 위해 봉사했다.

루에시가 여느 흑요정들과 같이 주어진 운명에 순응한 반면, 카리시는 늘 불만을 느꼈다. 그녀에게 빌라리락스는 너무나도 좁았고, 그 생활 역시 죽을 만큼 따분했다.

이따금 사냥이나 정찰을 위해 ‘장막’을 나설 때나 ‘여신의 투기장’에서 실력을 뽐낼 때면 그나마 숨통이 트였지만, 그 정도로는 갈증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었다.

폭풍의 혈통답게 카리시는 늘 모험을, 지상을 동경했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 음습하게 숨을 죽이고 있는 호수가 아니라, 눈부신 태양 아래에서 사납게 파도치는 바다를 꿈꿨다.

그런 그녀의 앞에 ‘선지자’가 나타난 것은,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

선지자는 빌라리의 사제였다.

한때는 대사제로서 각종 제전을 주재할 만큼 여신의 총애를 받았으나, 지금은 늙고 쇠약해져 죽음을 앞둔 퇴물에 불과했다.

그런 그가 돌연 미치기라도 했는지, 광장에서 헛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여신의 선택을 받은 선지자라 칭하며 지상에 흑요정의 왕국을 세울 때가 왔노라고 떠들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지상이라니. 먼 과거에도 그랬지만, 고대제국의 멸망 이래 특히 홀덤사이트 여겨지는 땅 아닌가.

게다가 빌라리락스는 도시인 동시에 성역이라 자격 없는 자들은 감히 발을 들일 수 없었고, 온라인홀덤 나갈 수도 없었다.

그러니 평범한 남정네가 저런 개소리를 지껄였다면 당장 끌어내려져 매질을 당했겠으나, 그는 여신에게 이름마저 헌납한 성직자였다. 도시를 이끄는 가모들조차도 함부로 그의 입을 막지 못했다.

빌라리락스의 주민들은 으레 다른 성직자들이 그를 제지하거나, 머지않아 여신의 천벌이 내려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여신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는 대사제나 고위사제들은 나서긴커녕 그에 대해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선지자를 자처하는 퇴물은 보란 듯이 권능을 뽐내며 자신이 여전히 여신의 품 안에 있음을 과시했다.

심지어 의문의 비술을 부려 차원문까지 열어젖혔다. 곧장 지상으로 이어진다는 차원문을 말이다.

어리석은 자들이 선지자의 말에 현혹되기 시작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처음에는 제 처지에 불만을 품은 남자들이 주축이었으나, 성직자 몇이 합류한 뒤로는 멀쩡한 여인들까지 모험심에 취해 그 무리에 끼어들었다.

절정은 카리시였다. 위대한 가문의 딸이자 검귀인 그녀가 지상으로 가겠다며 나선 것이다.

당연히 키술리오라 가문은 발칵 뒤집어졌다. 가모를 비롯한 연장자들이 필사적으로 카리시를 뜯어말렸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장성한 여인에게는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는 법이니까.

오히려 동생인 루에시가 얼떨결에 그 행렬에 동참했고, 자매를 흠모하던 여러 혈족들까지 따라나섰다.

자매의 합세에 힘입어 선지자의 추종자는 더 빠르게 불어났고, 고작 보름 만에 수백 명의 흑요정들이 모여들었다.

가모들은 당연히 그게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선지자가 너무나 당당하게 여신의 뜻 운운하는 통에 감히 막아서지 못했다.

심지어 느지막이 모습을 드러낸 대사제마저도, 선지자에게 허튼 선동 말라 일갈하는 대신 공개적으로 지상행을 허가해 주었다.

다만 그는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지금 떠나면 다시는 빌라리락스로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것이었다.

그 모진 조건에 모여든 흑요정들 중 태반이 흩어졌지만, 일부는 치열한 고민 끝에 선지자의 뒤에 남았다.

그들은 여러 가모들과 사제들 앞에서 다시는 빌라리락스로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맹세했다.

‘맹세의 컬트’의 탄생이었다.

* * *

나는 물론이고, 슈파흐트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대원들은 모두 루에시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다.

흑요정을 마주하는 것부터가 신비스럽게 짝이 없는 경험인데, 그 입에서 미지의 지하 세계와 흑요정의 마지막 도시, 멸망한 고대제국 등이 연달아 언급되니 흥미진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몰입을 더해가던 루에시의 설명을 방해한 건, 다름아닌 홀덤사이트 이야기의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인 카리시였다.

“……으, 하으.”

“여기, 흑요정이 깨어났습니다!”

검귀를 감시하고 있던 시모스의 외침에, 대원들은 물론이고 루에시의 온라인홀덤 휙 돌아갔다.

“J’har Vi! Yissi saōlom?”

“……Lueci? Gar skoros,”

멍청하게 중얼거리며 눈을 깜빡거리던 것도 잠시. 상황을 파악했는지 카리시의 눈이 커다랗게 홉떠졌다.

“Krugh, juo! Kori au mūniruos, j’nur osolomo!”

그녀는 무어라 빽빽 고함을 지르더니 발작하듯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난리 났네, 아주.”

그렇게 중얼거린 시모스가 장검을 칼집째 휘둘러 카리시의 머리통을 세차게 후려쳤다.

“Kaaak! Anslo njot!”

그러나 검귀는 전혀 아랑곳 않고 사납게 송곳니를 드러냈다. 놀란 루에시는 언니를 향해 무어라 소리를 쳤으나, 카리시는 주변에 가득한 인간들의 모습에 완전히 이성을 잃은 듯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

“시발, 뭐라는 거야?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

내가 얼굴을 일그러뜨리자, 마스터 하그니는 루에시에게 슈파흐트어로 말할 것을 종용하는 한편 카리시에게도 나직이 경고했다.

“얌전히 굴어라, 흑요정. 네 동생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면.”

“Hruja. 꺼져라, 인간! 폭풍의 혈통은 목숨을 구걸하지 않아!”

다짜고짜 ‘큭, 죽여라’를 시전하는 언니의 모습에 동생은 당황한 듯 우리의 눈치를 살피더니 얼른 말을 이어갔다.

“제발 진정해, 카리시. 이대로 죽을 수는 없잖아!”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리시는 완전히 눈이 뒤집혀 악다구니를 써댔다. 또다시 그들만의 언어였지만 대충 비난하는 내용이라는 것 정도는 유추할 수 있었다.

“그래, 무슨 말 하는지 알아. 하지만 카리시, 그깟 남자 놈의 명령 때문에 죽는 게 억울하지도 않아? 끝없는 바다는커녕 지상의 강물도 제대로 못 봤는데!”

카리시가 무어라 대답하던 차, 시모스가 그녀의 등을 걷어찼다.

“슈파흐트어.”

“이, 벌레 먹일 인간이-!”

“잘 하네. 계속 슈파흐트어 써.”

잠시 옥신각신하더니 검귀는 거칠게 이를 갈아붙이며 어느새 질질 짜고 있는 루에시를 돌아보았다.

“이, 이 바보 같은 게. 울지마!”

“바보 같은 건 너야, 이 바보야! 이렇게 멍청하게 죽으려고 고향을 떠난 거야?”

“……으,”

“제발, 카리시. 살자. 다른 건 바라지 않을 테니 그냥 얌전히만 있어.”

“너는 속고 있어. 더러운 인간들이 너를 이용하고 죽일 거야!”

“아닐 수도 있잖아, 응?”

“멍청이가……. 지상에서의 두 번째 규칙이야, 인간 믿지 않는 것!”

“하지만-”

줄줄 눈물을 흘리던 루에시가 잠시 입술을 어물거렸다. 그러다 내 쪽을 흘긋거리며 말을 잇는 것이었다.

“희미하긴 해도, 익숙한, 동족의 냄새가 나잖아.”

“……Skoros? Ujaga,”

“저, 저 인간에게서.”

검귀는 동생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냄새? 이건 또 뭔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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