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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놀았던 좋았던 펜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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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럭
작성일24-04-16 15:35 조회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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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쾅!

하수도를 걷던 사제가 저 멀리 들려오는 천둥소리에 어깨를 들썩거린다.

그 모습을 본 재정과 영만은 일부러 못 본 스타토토사이트 묵묵히 걸음을 재촉했다.

주원과 유이고도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는 롤토토사이트 다물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다시 강변으로 나올 때쯤.

영만이 차오르는 물을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범식이와 장리밍은 어쩔 생각인가?”

“무작정 두 사람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부족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모를까. 현수가 저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어요.”

“믿긴 하네만, 솔직히 그 둘이 무지하게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라네.”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만약 무명교에 붙잡혔거나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면 저쪽에서 먼저 알렸을 거예요. 좋은 인질이 생긴 셈이잖아요.”

“알지. 나도 그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야. 솔직히 말처럼 쉽게 잡힐 사람들도 아니고. 다만, 지금처럼 롤베팅 시기에 둘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질 뿐이네.”

“저도 그래요.”

“부디 무사해야 할 텐데.”

“괜찮을 거예요.”

“그래야지.”

영만은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곰곰이 듣던 주원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말해 보게.”

“괜찮다면 그동안 어떻게 지내 오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건 왜 묻나?”

“아마 누구라도 저처럼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미군도 있고, 중국인도 있고, 롤배팅 사람도 있잖아요. 제가 서울에 있는 생존자들을 다 만나 본 건 아니지만, 너무 신기해서요.”

“그냥 어쩌다 보니 모인 걸세. 리태성은 먹을 게 없어서 남쪽으로 내려온 것이고.”

“아, 그렇구나. 이런 분위기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요. 이렇게 다국적으로 모여 있으니까 꼭 지구를 구하는 드림팀 같습니다.”

그러고는 흐뭇하게 웃는 주원이었다.

그런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영만의 눈가가 씁쓸해졌다.

“자넬 보면 꼭 누구의 옛날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스타베팅 이상하군.”

“예? 그게 누군데요?”

“있네.”

재정과 영만의 머릿속으로 오래 전에 보았던 현수의 롤드컵토토 떠올랐다.

당시의 현수도 저렇게 쉬지 않고 쫑알거리곤 했으니까.

그 음침한 지하실에서 긴 시간을 버텨 온 걸 보면, 주원도 정말 대단하다 싶을 만큼 밝은 녀석이었다.

주유소 앞에서 죽다 살아나자마자 생글생글 웃던 현수처럼 말이다.

자신이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고 넘겨짚은 주원이 이번에는 사제에게 물었다.

“다들 사제님이라고 부르던데, 저도 그렇게 부르면 되겠습니까?”

“그러십시오.”

사제는 가벼운 묵례와 함께 대답했다.

“사제님은 정말 잘생기셨네요. 태어나서 본 성직자들 롤토토 최고인 것 같아요.”

“뭐… 종종 듣습니다.”

“예? 종종 들을 수준이 아니신데요. 그동안 성직자로 살기 참 힘드셨겠어요. 여자들이 스타토토 안 둘 것 같은데. 아, 이런 이야기는 좀 실례인가요?”

사제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얼굴이었다.

“아뇨. 익숙합니다. 그리고 이성 문제가 아니더라도 사제로서의 삶은 충분히 힘듭니다. 일반인에 비해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모든 부분에서 금욕적인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대단하시네요. 그런데요, 다들 사제님이라고만 하면 좀 허전하지 않으세요? 분명 이름이 있으실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름은 이름일 뿐이죠. 저를 뭐라고 부르건,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저일 뿐입니다.”

“말씀하시는 게 꼭 스님 같아요.”

“스님이나 사제나 다를 것 없습니다. 결국 추구하는 바는 같지요.”

사제의 막힘없는 대답에 주원의 눈빛이 일순간 쓸쓸해졌다.

“사제님을 보니까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네요.”

“부모님께서 천주교 신자셨습니까?”

“네. 그것도 아주 독실한 신자셨어요.”

“훌륭한 분들이시군요. 그럼, 형제님께서도…….”

“아뇨.”

주원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같이 가자고 설득하셨는데, 한 번도 그 부탁을 들어 드린 적이 없어요. 물론 아직도 후회 중이고요. 세상이 이 꼴이 될 줄 알았다면 한 번쯤은 따라갈 걸 그랬어요. 그러지 못한 게 아직도… 이 가슴에 남아 있거든요.”

“괜찮습니다. 뒤늦게라도 그런 마음을 가진다는 게 중요한 것이죠.”

“제가 무명교에 들어가게 된 것도 그런 이유였던 것 같아요. 후회가 뒤섞인 감정이랄까요. 뭐, 그렇다고 교주를 추종했던 건 아니에요. 왠지 종교 활동을 하면 부모님과 함께 있는 것 같은 안도감이 느껴졌거든요.”

주원을 빤히 쳐다보던 사제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 무명교도 신앙 활동을 합니까?”

“그럼요. 당연하죠.”

“그렇군요. 막무가내로 모인 사람들끼리 흉내만 내는 건줄 알았는데, 제대로 된 신앙 활동을 하고 있었다니. 오히려 더 소름이 끼칩니다.”

“흠… 무명교에서 주장하는 건, 문화권마다 추종하는 마리아와 예수와 석가도 결국 다 사람이란 거예요. 그들 모두 분명히 사람에게서 태어나 사람으로 죽었으니까요. 교주도 마찬가지란 것이죠. 신의 아들, 신의 대리자, 신이 보낸 인류의 구세주, 메시아요.”

“그럴 듯한 이야기군요. 반박하라면 밤새도록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런 시대에서는 충분히 매혹적인 이야기입니다.”

“대부분 이런 이야길 하면 학을 떼지 않나요?”

사제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믿음이 견고한 사람은 타인의 믿음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저 존중할 뿐이죠. 제가 무명교 교주를 만나 교리와 논리로 완벽하게 설득한다고 해서 그가 종교 활동을 멈추겠습니까? 모든 종교는 허점이 있습니다. 완벽할 수 없단 말이죠. 그러니, 종교인들끼리 자신의 말이 맞다고 우기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와, 진짜… 무슨 이야길 해도 막힘이 없으시네요. 존경합니다, 사제님.”

“별말씀을.”

사제는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숙였다.

무겁던 분위기는 주원의 노력 아닌 노력으로 조금씩 불안감을 덜어 내고 있었다.

그렇게 그가 일행과의 친분을 쌓는 사이.

하수도를 벗어난 재정이 기다리라며 수신호를 보내고는 먼저 강변으로 나섰다.

현수가 없었기 때문에 매번 직접 눈으로 살핀 후에 이동해야 했다.

쏴아아아!

무섭게 쏟아지는 빗줄기가 순식간에 재정의 몸을 흠뻑 적셨다.

얼마 전엔 함박눈이 내리더니, 이번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제야 봄이 오려는 것인지, 아니면 기후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인지 알 수 없었다.

눈가를 가리는 빗물을 훔친 재정이 풀밭을 밟고 대로변으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주위를 살폈다.

며칠 전에 다녀간 곳이었지만, 억세게 내리는 비 때문에 마치 다른 곳처럼 느껴졌다.

망원경으로 일대를 샅샅이 살핀 지 얼마나 됐을까.

재정은 주위가 안전하다는 걸 확인하고나서야 일행과 함께 도로를 건넜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무너진 방음벽을 넘어 도로와 경사로 사이를 걸었다.

대화는 한 마디도 오가지 않았다.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데다, 혹시라도 좀비가 나타나면 소리를 듣지 못할까 봐 다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익숙한 상가의 귀퉁이에 다다랐을 무렵.

재정의 뒤를 쫓아가던 영만이 코끝을 실룩거렸다.

어디선가 느껴지는 비릿한 냄새 때문이었다.

그런데 비린내가 이상할 만큼 익숙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영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보게.”

“예?”

걸음을 멈춘 재정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영만의 눈망울 속에서 묘한 불안감을 읽었다.

“왜 그래요?”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네. 상가에 들어가서 잠시 비를 피했다가 가는 게 어떻겠나?”

“뭐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냄새가 나네.”

“무슨 냄새요?”

“피 비린내가 나고 있어. 아까부터 계속 말일세. 날 미쳤다고 욕해도 좋네. 착각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내 코가 맛이 간 게 아니라면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나.”

재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는 아파트 단지로부터 내리막길을 따라 상가 앞까지 흘러오는 빗물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렇게 몇 초 남짓 지났을 때.

양손으로 빗물을 퍼 올린 재정의 얼굴이 영만을 향했다.

그랬다.

내리막길을 따라 흘러 내려오는 빗물에는 새빨간 무언가가 희석된 채 섞여 있었다.

영만의 착각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순간, 멍하게 서 있던 재정이 엄청난 속도로 상가 앞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 이보게!”

당황한 영만이 손을 뻗어 보지만, 재정은 이미 저만큼이나 멀어진 뒤였다.

“다들 쫓아가! 사제님은 3층 창가에서 저 친구를 엄호해 주시오!”

영만의 목소리가 뒤따라오던 일행의 정신을 흔들어 깨운다.

사제가 상가의 계단을 전력으로 뛰어오르자, 주원과 유이고도 서둘러 재정을 쫓았다.

하지만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미 재정은 오르막길을 지나 아파트 단지에 도착한 뒤였다.

펜스 아래에 설치돼 있던 작은 문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그 아래로 흘러나오는 빗물에는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붉은 기가 감돌고 있었다.

저벅저벅!

한 발자국씩 내딛는 재정의 심장이 곧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아무리 폭우가 쏟아진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조용할 리가 없었다.

지금쯤이면 누군가는 나와서 일행을 맞이했어야 했다.

펜스를 지나친 재정이 경비실 옆에 몸을 숨긴 채 단지 내부를 샅샅이 훑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생기가 넘치던 아파트 단지는, 마치 유령 마을이라도 된 것처럼 고요했다.

빗소리 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적막감.

그 적막에 귀를 기울이던 재정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는 걸 직감했다.

그 사이, 거리를 좁힌 영만과 주원, 유이고가 펜스를 지나 재정과 합류하고.

수신호에 맞춰 둘씩 짝을 지어 양쪽으로 흩어졌다.

재정은 주원과 함께, 영만은 유이고와 함께.

목적지는 단지 정중앙에 위치한 관리사무소였다.

양쪽으로 흩어진 망원경이 단지 곳곳을 샅샅이 훑었다.

촘촘하게 들어선 여러 동에서는 아무런 위협도 감지되지 않았다.

위험을 감지하려면 뭐라도 살아 움직여야 할 텐데.

여기엔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없었다.

그 흔해 빠진 좀비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다.

소총을 가슴 앞에 파지한 재정이 천천히 길을 따라 걷는다.

놀이터에 있어야 할 아이들의 장난감과 흙놀이 도구들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듯 지나친 재정이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우뚝 멈춰 섰다.

바람에 휩쓸리다 화단까지 밀려난 무언가가 그의 발끝으로 굴러왔다.

그건 축구공이었다.

며칠 전에 그의 손으로 직접 주워 주었던 축구공 말이다.

그 즈음.

북쪽으로 단지 내부를 훑으며 돌아온 영만도 관리사무소 인근에 도착했다.

치직!

[저도 들어가겠습니다.]

빗물을 머금은 무전기에서 사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영만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의 워커를 붉게 뒤덮이며 흘러내리는 물줄기.

그 물줄기를 쫓던 영만의 눈이 관리사무소 출입문에 다다랐을 때.

일행은 이십 미터 남짓한 거리에서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핏물을 발견했다.

영만은 목에 걸린 십자가 펜던트를 붙잡았다.

펜던트를 만지는 손이 덜덜 떨리고.

떨림은 어깨와 목을 지나 목소리로 이어졌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긍휼과 은혜의 자비를 베풀어 주옵소서, 죄인을 부르러 오신 주님. 주님의 말씀으로 저희를 인도하셔서 죄들이 저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지켜주옵소서.”

그리고 한 발자국.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다섯 발자국.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

열 발자국.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을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저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저가 거짓말장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니라.”

이윽고 핏물이 줄줄 새어나오는 관리사무소에 도착한 영만.

“하나님, 아버지. 패역한 무리들이 하나님의 권세를 시험하고, 하나님의 땅을 침범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유린하였으니, 내 끝내 물러서지 않고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그가 굳게 닫힌 문을 있는 힘껏 열어젖혔다.

그리고 보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겹겹이 쌓인 수십 구의 시신과, 흐르는 피를 머금은 으깨진 천장에서 쏟아지는 거센 빗줄기를.

그건 살아 있는 지옥이었다.

“…부디 힘을 주소서.”

감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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