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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탁재훈종아리
작성일24-05-31 20:09 조회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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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리체와의 첫 춤을 차지한 건 블레이크.


“이 아빠에게도 기회를 주겠니?”

 
가장 후발 주자였지만, 아버지를 이길 수 있는 능력자는 넷 중 누구도 없었다.

두 번째로는 가족 혜택을 받은 데온.

데온은 리체의 춤 실력에 트집을 잡은 뒤, 위험하다는 스타토토사이트 롤토토사이트 저까지만 하고 그만 추게 할 생각이었으나.


“……좀 추네.”

“그렇지?”

리체가 춤을 너무 잘 췄다.


‘얘는 왜 쓸데없이 이런 걸 잘하는 거야.’

음악이 바뀌었다. 데온은 어쩔 수 없이 리체의 손을 이안에게 넘겨주었다.


“제 동생한테 허튼짓하지 마십시오. 게르웨르 공작 각하.”

“오빠, 왜 시비…….”

“그렇게 하겠습니다.”

데온의 가벼운 경고를 이안이 가볍게 받았다.

그런 뒤, 데온은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자리를 떴다.

손이 빈 데온을 향해 용기를 낸 영애들이 춤 신청을 하려고 다가갔지만, 데온의 눈빛에 겁을 먹고 물러났다. 그 와중에도 몇몇 영애는 위험한 분위기가 좋다며 볼을 붉혔다.


“공녀님, 한 곡 추실까요?”

“좋아요.”

리체는 웃으며 장난스럽게 묻는 이안의 손을 맞잡았다.

그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몇 번이고 둘이서 연습했기에, 춤은 능숙하게 이어졌다.

마치 한 쌍의 나비처럼 우아하게 춤을 추는 두 사람. 자연스레 주변에서 길을 터주고, 리체와 이안은 홀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재밌다.”

“그래?”

“이안은 이런 거 재미없어?”

“나는 리체랑 있으면 다 재미있어.”

둘만 들리는 이야기를 하며, 마주 보며 롤베팅 롤배팅 모습이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예뻤다.

모두의 머릿속에 올해 데뷔탕트의 주인공은 트아리체 로드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까 있었던 황가의 소란은 잊힌 지 오래였다.


“리체, 힘들지 않아?”

“조금.”

무르익은 분위기 속에서 곡의 빠르기가 달라졌다.

파트너를 바꿀 시간이었다. 하지만 세곡을 연달아 춘 리체가 힘들 걸 알았는지, 로벤하프와 지크베르트는 이쪽으로 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더운 거 같아.”

“그러면 테라스로 잠시 나갈까? 리체, 먼저 가 있으면 내가 마실 거랑 먹을 걸 가져갈게.”

덥다는 리체의 말에 이안은 2층에 있는 테라스를 가리켰다.

유리창의 기다란 커튼은 양옆으로 젖혀 있었는데, 창 너머로 보이는 테라스는 비어있는 듯했다.


“응. 그럴게.”

리체가 혼자 2층으로 올라가는 틈을 노리고, 리체에게 가까이 가려는 귀족 영식들이 있었으나.


“로드윅 공……컥.”

“춤……허억.”

일정 반경 거리 안에 들어가면 호흡이 멈춘다는 것을 깨닫고 진땀을 빼며 뒤로 물러섰다.


‘로드윅의 경고다.’

‘말을 걸면 암살당할 거야.’

한편, 리체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꿈에도 모른 채, 유리창의 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왔다.

적당히 시원한 여름의 밤공기가 춤을 추느라 열이 오른 리체의 피부에 닿았다.


“와. 날씨 좋네. 살 것 같다.”

“고생했네요. 트아리체.”

리체는 기분이 좋아 중얼거렸다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커튼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테라스의 모서리. 그곳의 난간에 샤온이 앞으로 기대 서 있었다.


“샤온, 여기 있었어요?”

“네. 별이 잘 보여서요.”

샤온은 살포시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좋아하는 별이 밤하늘에 가득했다.

리체는 그런 황자를 바라보다, 자신도 난간에 가만히 몸을 기대고 하늘을 바라봤다.


“정말 별이 많네요.”

샤온은 하늘로 향했던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리체를 곁눈질했다.

그렇게 말하는 당신이 제일 별 같이 반짝이는 걸, 저 사람은 알까.


“황태자가 되실 거예요?”

리체는 하늘의 별을 세며 샤온에게 물었다. 샤온은 그런 리체의 옆모습을 눈에 담으며 대답했다.


“돼 보려고요. 게르웨르 공작과 트아리체의 아버지께서도 도와주신다고 하셨으니까요.”

“좋네요.”

리체는 미소 지었다. 이안과 블레이크가 도와준다면, 샤온은 분명 황태자가 될 수 있을 터였다.


“그전에 서 대륙으로 유학을 다녀올 것 같지만요.”

“유학요?”

“로드윅 공작께서 황후 폐하께서 화가 많이 나셨으니, 잠시 몸을 피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도 동의하는 바에요.”

그동안 샤온이 여자로 살아온 것은, 황후에게 자신은 황태자의 자리를 넘볼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모든 것이 밝혀졌으니, 황후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터.


“일이 정리될 때까지 어머니와 여동생은 외할아버지 가문에 있을 예정이에요. 신변은 공작들께서 지켜주신다고 하셨으니,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테지만요.”

리체는 테라스의 난간을 꼭 쥐었다.

이제 막 시작한 샤온의 싸움은 험난하겠지만.


“저도 돕고 응원할게요. 샤온이 자유롭게 날아오를 그때를 위해서.”

언젠가는 날아오를 것이다.

그때의 샤온의 삶은, 웅크린 시간만큼 찬란하게 빛날 터였다.

지하실에 갇힌 자신이 수도 없이 갈망하던 자유를 찾은 지금처럼.

리체가 보는 별들 위로 샤온의 미래가 덧그려져 보이는 듯했다.


“그때는 하늘의 새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

환히 웃는 트아리체의 옆모습.

나는 아마 오랫동안 이 스타베팅 롤드컵토토 기억하겠지.

샤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맞아요. 그때가 오면…….”

“리체.”

때마침 먹을 것을 갖고 이안이 테라스로 들어왔다.


‘그때가 오면 트아리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라고 말하려던 뒷말.

게르웨르 공작을 맞이하는 트아리체의 밝은 모습을 보며, 샤온은 제 뒷말이 흘러나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여겼다.


 

***



“사랑해.”

노을이 지는 바닷가.

잠기는 태양이 붉게 물들이는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던 리체의 앞에, 얼굴을 붉힌 이안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리체, 몇 년 뒤에, 네가 그럴 마음이 들었을 때, 나랑 결혼해줄래?”

이미 리체와 약속했던 말이지만.

혹시라도 거절당할까 불안해진 이안의 말이 길었다.


“…….”

그런 이안의 손에서 열린 반지 보관함. 그리고 드러난 한 쌍의 반지.

섬세한 세공이 돋보이는 무척이나 값이 나가 보이는 반지였다.

지금 낀 반지는 리체의 취향을 고려해 단순한 디자인을 택했었지만.

프러포즈용 반지라 생각하니 리체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다는 이안의 욕심이 담겨 화려해지고 말았다.


“이안…….”

이안을 말없이 보던 리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프러포즈에 감동해 천천히 나온 말이었지만, 이안에게는 그 시간이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동시에 생각도 많아졌다.

이제는 둘 사이에 얽힌 전생의 운명도 없었기에, 리체에게 거절당하면 롤토토 스타토토 있을 명분도 없다.


‘나는-.’

리체가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는데.

다른 이를 대할 때는 늘 여유로운 그였으나. 왜인지 연인인 리체의 앞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번에도 초조함을 미처 숨기지 못하고 입 밖으로 흘려버리고야 말았으니.


“리체, 저 호텔도 네 거야.”

“……?”

갑작스러운 재력 과시에 리체가 눈을 깜빡였다. 저렇게 큰 호텔을 이안이 제게 사주기라도 하겠다는 걸까.


‘말도 안 돼.’

이안이 농담한 거구나.

리체는 그렇게 생각했다.


“계약자, 우리도 이런 호텔 하나 살까? 로드윅 돈 많잖아.”

 
아까 객실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던 파이톤스가 흘리듯 한 말과 다를 바 없었으니. 파이톤스는 침대가 좋다며 리체와 이안을 따라오지 않았다.

리체는 한쪽 무릎을 꿇은 이안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이안.”

“응.”

“나는 호텔 필요 없어.”

고개를 젓는 리체의 모습에 이안의 심장이 철렁였다.


“그 정도로는 성에 안 차는 욕심쟁이거든.”

이어진 리체의 말.

욕심쟁이라니. 그러면 어떤 걸 줘야 리체의 마음에 들까.


‘게르웨르 공작가의 전 재산이면-.’

아니. 리체에게 준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부족하게 여겨졌다.

굳어버린 이안의 얼굴에서, 복잡하게 굴러가는 머릿속이 보이는 듯했다.

리체는 근질거리는 입꼬리를 참지 못하고 웃음 지으며 이안에게 말했다.


“내가 갖고 싶은 건 호텔 따위가 아니라 이안인걸?”

그 말에 이안의 금안이 크게 떠졌다. 자신이 프러포즈하고, 그토록 원하던 답을 들었음에도. 이안은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리체를 보고 있었다.

그런 이안의 모습이, 외모 때문인지 혹은 자신이 그를 사랑해서인지, 명화를 보듯 아름다웠다.

이런 너를 독차지하고 싶은 걸 보니, 나는 욕심쟁이가 맞는 모양이야.


“이안.”

리체는 이안이 준비한 반지를 꺼내, 하나는 자신의 약지에,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하나는 이안의 약지에 끼웠다.

기존에 끼고 있던 반지가 있었기에 두 사람의 약지에는 각각 두 개의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나랑 결혼하자.”

리체가 이안의 목을 다정히 껴안으며 속삭였다.

그제야 이안이 활짝 웃었다. 리체의 등을 감싸 안는 이안의 눈꼬리에 눈물이 살짝 맺혔다.


“사랑해. 리체.”

“나도.”

 

 

***

그날 늦은 저녁.

로드윅 저택, 블레이크의 서재.


“…….”

책상에 앉은 블레이크는 데이트를 나갔다가 돌아온 딸과, 그 남자친구를 말없이 보고 있었다.


“로드윅 공작님. 리체와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전제로 교제하고 싶습니다.”

 
결혼이라니.

언젠가는 그 말을 저 둘 사이에서 들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갈 곳을 잃고 흔들리는 블레이크의 시야에, 리체가 약지에 낀 반지가 들어왔다.

평소에 끼는 것이 아닌, 한눈에도 값비싸 보이는 반지. 분명 그 의미가 이전 것과는 확연히 다르겠지.


‘머리가 아프군.’

블레이크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리체의 것과 비슷한 반지가 게르웨르 공작의 약지에도 있다는 것이 그의 두통을 유발했다.

블레이크는 머리가 아픈 와중에도 리체를 향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리체, 네가 올해로 스물이구나.”

“맞아요. 시간이 빠르죠?”

덕분에 리체는 블레이크가 어떤 심정인지 모른 채 생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스물이 되었다.

이전 생의 마지막인 19살을 넘겼음에도, 별의 무덤에서 만난 영감이 지난 운명을 끊어준 덕에 죽음은 리체를 쫓지 않았다.


‘앞으로도 모두와 함께 있을 수 있어.’

소중한 이들과 같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것. 리체에게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리체의 행복한 미소를 본 블레이크의 마음은 더더욱 심란해졌다. 결혼이라는 말이 리체를 저렇게 행복하게 만든 거라면…….

블레이크는 대화 상대를 바꿨다.


“게르웨르 공작, 자네 나이가 어떻게 되지?”

정말로 이안의 나이를 몰라서 꺼내는 질문은 아니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이 상황을 다시금 확인하기 위해 묻는 것이었지.

아직, 리체의 결혼을 생각하기에는 이안드웨인도 나이가 어리…….


“스물하나입니다.”

저 딸 도둑놈. 한 살 차이어도 저놈은 도둑놈이었다.

이마를 짚은 손 아래, 날카롭게 뜬 블레이크의 붉은 눈이 리체 몰래 이안을 응시했다.


“…….”

이안도 지지 않고 그런 블레이크를 향해 미소 지었다.

그가 내켜 하지 않을 것을 알았지만, 리체의 대답을 들었으니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로드윅 공작님, 저는-.”

“예전에 자네가 몽유병을 고쳐준 은혜를 갚겠다고 한 적이 있었지.”

블레이크가 반칙 같은 패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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